제4기 지역사회보장계획 의의와 수립 방향

민소영(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역이 곧 주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이다. 지역의 강조는 최근 유행이 아니다. 지역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은 신사회적 위험에 따른 새로운 복지수요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신빈곤층 확대, 사회양극화 심화, 고령화와 저출산 및 핵가족화에 따른 돌봄 문제 확대, 청년 실업 증대 등의 사회적 변화가 기존의 절대적 빈곤에서 나타났던 복지 욕구와는 다른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문제와 복지욕구를 초래하였다. 이제 주민의 복지는 통합적이고 맞춤식으로 살펴야 비로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주민의 삶에 긴밀하게 다가가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화된 물리적 범위는 지역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지역 단위에서 주민의 서비스 욕구와 해소 방법을 탐색하는 노력은 지역사회보장계획 수립으로 재현된다. 지역사회보장계획은 지역성, 과학성, 실천성, 연속성, 민관협력과 시민참여를 기본원칙으로 수립된다. 철저히 지역의 복지 욕구와 공급 환경에 기반하여, 실천 가능한 사업을 민관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계획하고 지속적으로 실행시키면서 성과를 관리하는 실천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9월까지 진행되는 4기 지역사회보장계획은, 2015년 7월 사회보장급여법의 시행에 따라 기존의 지역사회복지계획이 확대되면서, 복지, 보건, 교육, 고용, 문화, 주거, 환경 등 주민의 삶 전반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특히 4기 지역사회보장계획은 다음의 요구를 받고 있다. 첫째 지역중심의 권한 및 역량을 확대하고 둘째, 계획 수립-시행-평가 과정에서 주민참여와 민관 협력을 강조하는 민주성을 견지하며, 셋째, 지역사회보장지표 등을 활용하여 근거 기반(evidence-based) 계획을 설계하고, 넷째, 국가 전반의 사회보장 정책방향과 정합성을 강조한다. 이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지자체의 주도성 향상, 합리적 사회보장사업 운영 기반 마련, 국가 사회보장사업 운영의 효율화, 전국의 균형적 사회보장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이 주도하면서 다양한 사회보장영역을 아울러야하기 때문에, 보편사업(국고보조사업)과 지역사업(지자체 자체사업)을 모두 포함하였던 3기 계획과 달리, 4기 계획은 보편사업을 배제하고 자체사업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계획은 목표-추진전략-중점추진사업-세부사업의 4단계 구조를 갖게 된다.

수원시는 이미 4기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4기에는 주민 욕구 파악 시 지역밀착성과 다각적 탐색을 계획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 차원의 일괄적 시민 욕구 및 자원 조사를 넘어서 수원시의 특수한 수요와 공급 환경을 조사하기 위하여 연구진을 구성하였다. 그래서 주민의 삶과 가장 밀착된 동단위의 수요와 공급 분석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국가 수준의 사회보장지표에 머물지 않고 경기도 복지기준선을 활용하여 수원시의 현재 수준을 다각도로 파악하게 된다.

다른 한축에서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4기 계획의 목표와 추진전략 수립을 시작하였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11개 분과 및 실무협의체와 대표협의체 위원들이 대거 참여한 워크샵을 통하여 3기를 평가하고 4기 방향을 제안했다. 11개 분과가 지금까지 제시한 각각의 4기 계획 이슈와 전략을 요약하면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취약집단의 욕구 배려, 기존 서비스의 질적 향상 모색, 서비스와 자원의 접근성 향상, 주민의 서비스 선택권 강조, 민관협력을 통한 서비스 공급 방식 강조 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2년 동안 지역사회복지계획과 실행에서 중앙정부로부터 우수 사례로 손꼽히며 복지수준을 꾸준히 향상시킨 수원시인 만큼, 워크샵 결과물도 형식적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3기 계획의 평가를 통하여 제시되었던 개선방안과 4기 계획을 위해 도출된 전략과제 사이에서 연속성을 찾는 노력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에는 3기와 4기의 연속성이 필요한 과제가 있는가, 분절돼도 괜찮을 만큼 새롭게 등장한 사회적 변화가 있는가, 구상된 전략이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결과물인가를 꼼꼼히 따져보는 후속 노력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