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협치에 대하여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는 가을이 되면 더 가까이 들리는 노래입니다.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첫사랑과 청춘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 다시 못올 것에 대하여'에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을, 결실의 계절. 다시 못 올 것이 아닌, 다시 생각해 볼 "거버넌스, 협치에 대하여"를 이야기해 봅니다. 

  민관협력의 구심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운영안내(보건복지부)를 보면 협의체 구성·운영의 첫 번째 목적으로 “민관협력의 구심점으로서 지역사회보호체계 구축 및 운영”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협의체 운영의 법적근거가 되는「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41조에서 “시장·군수·구청장은 지역의 사회보장을 증진하고, 사회보장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법인·단체·시설과 연계·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둔다"라고 지자체장의 책임과 운영의 목적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의 사회보장을 증진하기 위한 민·관협력의 핵심적 기구로서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수원시의 지역사회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사회보장을 증진하는 민관협력의 핵심적 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까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름에 거버넌스가 담겨 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할 때는 너무 길고 낯선 느낌이 있지만, 이름을 곱씹어 보면 그 이름에 목적과 역할이 담겨있습니다.  

  사회보장이란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를 의미함과 동시에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와 규범적 실천 활동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질병, 장애, 노령, 실업, 사망 등 각종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빈곤을 해소하며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공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및 관련 제도를 말합니다.

  협의체란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하는 것을‘협의’라고 하는데, 여기에 '일정한 체계를 가진 조직'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체’가 붙은 말이 ‘협의체’입니다. 보통 '협의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거버넌스기구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직접적인 삶의 영역인 지역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활의 위험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민, 관, 시민 등 여러 주체가 모여 서로 논의하는 거버넌스기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듣고보니 더 어렵게 느껴진다구요?

 거버넌스, 쉽지 않지만 의미있는 길

  거버넌스는 복잡한 사회문제를 다양한 지역사회의 행위자들이 참여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제라고 정의됩니다. 거버넌스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공공가치를 창조해가는 사회적 조정방식으로, 행정, 민간, 시민 등 다양한 행위 주체 모두의 협력과 네트워크를 필요로 합니다.  

  거버넌스를 연구한  O'Leary et al.(2009)은 협력적 거버넌스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은 더 이상 자신이 단일한 의사결정 권한과 힘을 가진 리더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협력적 공공관리의 과정에서 협력적 거버넌스에 참여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공동의 권한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조해 가도록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촉진하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Saint-Martin(2004)은 정부가 더 이상 혼자의 힘으로는 오늘날의 사악하고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경계를 넘어 각 분야의 행위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사회와 사회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거버넌스는 복잡해진 사회문제를 행정 또는 민간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힘을 합쳐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제안해주고 있습니다. 거버넌스를 우리말로 하면 '협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치는 사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과정, 문화이며,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정입니다. 

  거버넌스, 협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거버넌스는 성숙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하는 것이 더 빠르고 쉽게 느끼지기도 하고, 협력적 관계보다는 수직적 관계가 효율적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의 다양한 주인들이 함께 참여하여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해결할때 지속가능한 변화는 가능할 것입니다. 

지역의 사회보장체계를 구축하고 사회보장을 증진하는 일은 꾸준하게 함께 가야하는 길입니다.   

쉽지 않지만 의미있는 길. 거버넌스의 길을 다시 생각합니다.

글쓴이  임복희 

참고문헌

양세진(2016). 협력적 거버넌스(협치)에 대한 이해 1-민관의 협력적 다스림(통치)을 통한 사회문제해결 방법-. SIG.소셜이노베이션그룹

임복희(2020).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운영사례. 수원시 2030 지속가능발전 사례집 4권.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