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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에 잔치를 벌였다고 책임을 다했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04-06 조회수 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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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에 잔치를 벌였다고 책임을 다했나?

 

최종현 사)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매년 4월 20일. 우리나라 장애인의 날은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4월 20일 ‘재활의 날’을, 1981년부터 나라에서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각종 기념행사와 잔치 등을 열었다.

 

1981년 UN총회에서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고 세계 모든 국가에서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권장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장애인의 해’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1981년 4월 20일 ‘제1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장애인의 날, 굳이 장애인의 날을 지정해야 했을까?

세상은 만민이 평등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평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이 참다운 복지사회’라고들 한다. 말들은 그렇게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굳이 장애인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사회 도처에는 아직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장애인의 날이라고 해서 장애인들이 모두 즐거운 것은 아니다. 장애인들의 날에도 그런 잔치에 참여하지 못하는 장애인들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날 하루 장애인을 위한 잔치나 행사를 열어놓고, 흡사 책임을 다한 양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어찌 보면 이런 장애인의 날을 지정한 것으로 인해 일 년 동안 장애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나 복지가 나아진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시설의 신축이다.
장애인시설이 신축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난리를 핀다. 한 마디로 장애인시설을 불편한 곳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시설이 들어선다고 해서 그곳이 비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장애인시설은 혐오시설로 간주되어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 한 마디로 표리부동의 극치를 보는 셈이다.
“차별 없는 세상”을 외치는 사람들조차 장애인시설은 안된다는 이중인격적인 논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라고 다를 것은 없다. 1981년 UN총회에서 장애인의 해를 선포했을 당시 우리정부는 법정기념일 축소 방침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지 않았다. 그 후 1989년 12월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의거, 1991년부터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10년이나 지나서 지정된 장애인의 날. 그런 것을 간주할 때 우리나라는 딴 나라보다 10년이나 더 지나보아야 장애인복지에 대한 뚜렷한 안이 설 것이라는 우려 아닌 우려를 하게 된다.

 

말로만 축하하는 장애인의 날이기 보다, 하나라도 장애인을 따듯하게 보듬고 감싸 안을  수 있는 그런 날이 되기를 바란다. 기념일이라고 해서 기념식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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